같은 산을 자주 오르다 보면 나만의 웨이포인트(쉬어가는 지점)가 생기기 마련이다. 기백산은 이런저런 일로 자주 갔다. 지루한 도숫골 코스도 산행 중간중간의 웨이포인트를 거쳐가다 보면 지루함 없이 정상이 다다르게 된다. 기백산 코스 중 사평코스는 기가 막힌 웨이포인트가 있다.
어느 가을날 기백산 사평코스를 오르다 만나는 갓 들기 시작하는 단풍을 스치며 갈 길을 재촉하다 산길이 꺾이는 그래서 산행표식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곳에서 멈춰 선다. 그리고 반대편으로 쑤욱 들어가면 등산로에서 보이지 않던 웨이포인트를 만나게 된다.
넓은 너럭바위 그리고 그 암반을 따라 흘러가는 계류가 보인다.
기백산 사평코스를 갈 때 마다 들러는 나의 웨이포인트.
여기서 산행의 게으름을 피운다.